낯선 사람과 섹스를 나누었음에도 그 쾌락이 너무나 황홀하고 달콤하여 꼭 오래된 연인이나 아련한 먼 추억속의 첫사랑과 정사를 벌인 듯한 친숙하고도 야릇한 경험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그 당혹감은 매우 강렬해서 마치 꿈을 꾼 듯 할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비하고 경이로운 일들로 가득차 있다. 단지 바쁘게 살다 보니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묘하게 느끼는 것이 데자뷰1가 아닌가 한다. 내 기억상으로는 분명 처음 가본 곳인데, 어디선가 언제쯤 와본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 말이다.
아직까지도 데자뷰가 인간에게 왜 일어나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신경학쪽 사람들은 단지 그것을 인지적인 착시현상으로 부른다. 우리들의 뇌가 명확하게 과거의 유사기억과 새로운 기억을 구분하지 못하고 혼동함으로써 데자뷰를 겪게 된다고 한다.
이 풀리지 않는 신비로운 데자뷰 현상에 대한 가장 매력적인 설명은 물리학쪽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토니 스콧 감독의 2006년작 <데자뷰>는 바로 물리학 이론을 차용하여 데자뷰 현상을 흥미롭게 규명을 시도한 실험적인 작품이다. 영화의 많은 부분은 <이프 온리>와 같이 수많은 플래시백의 러브 스토리로 채워진다.
영화 <데자뷰>는 러브 스토리와 범죄 스릴러라는 이중 플롯에다 시공을 넘나들며 전개되는 독특한 구조로 영화적인 재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어려운 현대 물리학 이론들을 알기 쉽게 영상술어로 풀어간 것은 영화 <데자뷰>를 보는 가장 큰 매력이다.
뉴올린주 마디그라 축제일에 뉴올리언스의 한 부두에서 페리호가 폭발하여 수백명의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ATF 소속 수사관은 '더그 칼린'(덴젤 위싱톤)은 현장에 파견된다. 더그 칼린은 수상과정에서 폭발사고로 숨진 클레어가 사건의 열쇠를 가진 여인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그녀에게서 강한 끌림을 느낀다.
영화 <데자뷰>는 양자 물리학이 축적한 지식에 기대에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모두 과거의 상이라는 것에 착안하여 드라마틱한 시공, 즉 평행우주를 관객들의 눈앞에 펼쳐 보인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상(像)들은 엄밀히 말한다면 모두 과거의 상들이다. 우리들의 시선이 대상물에 갔다 오는 시간만큼 과거의 상들을 보고 있는 셈이다. 거울 속의 나도,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의 얼굴도 다 과거의 모습들인 것이다. 밤하늘의 별들은 수백년전의 모습들을 우리는 현재처럼 보고 있는 것이다.
로맨틱한 러브 스토리와 함께 영화에서 다른 평행우주를 펼쳐 보이는 곳은 바로 '시간의 창' 연구소이다. '시간의 창' 연구소가 나흘전의 우주를 마음대로 주스크린위에 72개의 분활영상으로 스캐닝하는 장면은 압도적이다. 특히, 시간의 창 연구팀들이 나흘 전의 클레어의 집을 스캐닝하여 영상으로 보는 장면은 강한 흡인력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스크린을 보면서 더그 칼린은 당혹감으로 클레어를 쳐다보며 외친다.
"누가 말 좀 해봐. 그 여자 살아있는거야, 죽은거야?"
스크린에서 보이는 클레어는 나흘전의 그녀 모습으로 데자뷰의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죽은 클레어도 나흘 전 우주에서는 살아 있는 것이다.
양자 물리학자들은 우주의 시공 구조가 왜곡됐을때 '평행 우주'가 랜덤하게 교차하면서 생기는 현상이 데자뷰일수도 있다는 흥미로운 가설을 제기한다.
끈 이론(String Theory)에 따르면, 우리들의 우주는 11개의 차원으로 진동하는 작은 실 혹은 막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시간의 창' 연구소에서는 '아인슈타인-로젠 브리지'라고 알려진 '웜홀'과 '공간 터널'을 이용해 시간의 한 지점을 다른 지점과 연결시키는 공상을 한다.
나흘전의 과거로 날아간 더그 칼린은 뉴올린스 서쪽 기슭과 동쪽 기슭을 잇는 300피트 높이의 미시시피 다리위에서 나흘전의 과거와 현재가 두 시공에서 교차하는 아찔한 카체이스를 벌인다. 여기서 부터 <데자뷰>는 영화가 가설로 내세우는 평행우주속으로 관객들을 잡아 당긴다.
좀 황당하기는 하지만, <데자뷰>에서처럼 나흘 전의 또 다른 우주에서 어떤 내가 지금의 나처럼 블질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비밀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끌어 당기고 있다. 데자뷰는 가끔 그런 순간에 우리 눈앞에 잠깐 나타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배우소개
스릴러 물에 잘 어울리는 덴젤 워싱턴은 <트레이닝 데이>, <글로리>, <인사이드맨>, <만츄리안 캔디데이트>, <맨 온 파이어>, <펠리칸 브리프>, <인사이드 맨> 등에 출연했다.
클레어 역을 맡은 폴라 패튼은 윌 스미스 주연의 코미디물 <Mr. 히치: 당신을 위한 데이트 코치>, <아이들와일드>, <아이들와일드>등에 출연했다. 폴라 패튼은 흑인여성 특유의 비율좋은 탱탱한 몸매와 오똑한 콧날로 제2의 할리 베리로 불러도 좋은 배우이다.
극중 FBI 요원 폴 프리즈와라 역으로 나오는 발 킬머는 <도어스>, <히트>, <스파르탄>, <키스키스 뱅뱅>등에 출연했다. 이외에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짐 카비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뷰티플 마인드>의 아담 골드버그, 그리고 <히치>, <아이들와일드>의 폴라 패튼 등이 공연했다.
장르 스릴러, 액션, 모험, SF, 멜로/애정/로맨스 | 미국 | 126 분 | 개봉 2007.01.11 | 12세 관람가
감독 토니 스콧, 각본 빌 마실리, 테리 로시오
배우 덴젤 워싱톤(더그 칼린 역), 발 킬머(프리즈와라 요원 역), 폴라 패튼(클레어 쿠체버 역),
브루스 그린우드 (잭 맥크레디 역), 아담 골드버그(데니 역), 맷 크레이븐(미너티 역),
엘든 헨슨(건나스 역), 제임스 카비젤 (캐롤 오어스타트 역)
◈ 시나리오 작가 로시오는 테드 엘리엇과 함께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시나리오를 쓴바 있고, <알라딘>, <슈렉>, <조로>등이 그의 작품들이다.
- 확실히 처음 가본 곳인데도 마치 이전에 와본 적이 있다는 느낌, 처음 하는 일들임에도 전에도 똑 같이 이 일을 했었다는 기분, 맹세코 처음 만난 사람이 분명한데, 전에 만났던 사람같은 신기한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이와 같이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일인데도 마치 경험한 일 처럼 느끼거나 꿈 속에서 본 적이 있는 것처럼 느끼는 현상을 ‘데자뷰(Deja Vu), 기시감’이라고 부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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